태형에게, 아빠가 소식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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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해인 작성일06-08-09 16:17 조회4,550회 댓글0건본문
태형에게
잘 지내니?
미황사에 너를 두고 온지가 벌써 닷새가 지났구나.
학원으로 노래하며 들어오던 네가 없으니,
조용하기도 하지만 웬지 섭섭하기도 하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주변 눈치 보지않고, 열일 다 제쳐놓고 매달리는 네 모습 때문에
아빠는 꽤 고함을 질러댔었지.
사람에게는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하는 열정이 있어야 하고,
부모는 그것까지 보듬어야 할 텐데,
세상의 입소문에 시달리지 않을까 저어하다보니
마음과는 달리 네가 하고 싶어하던 많은 것들을
가로막지 않았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한문학당을 보낼 때,
네 형보다 네가 더 걱정스러웠던 것도,
아빠의 이런 마음탓이었겠지.
'아빠는 나를 그렇게 못믿어요?' 라고 네가 물었을때,
'믿는다'고 입으로 말하면서도 믿지 않았던 사실을 사과할께.
2차 한문학당 학동들이 의젓하다고 올라오는 게시판을 보면서,
너를 믿지 못했던 아빠의 마음이 무척 작았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아빠 모르게 훌쩍 커버린 네가 고맙기만 하다.
토요일에는 할아버지랑, 엄마랑 같이 너를 보러 또 새벽길을 나서겠지만,
무척 발길이 가벼울 것 같구나.
아빠보다 넓은 마음을 가진 아들,
항상 변하지 말고, 더욱 좋은 마음을 느끼고 오기를 멀리서 기원한다.
남은 시간도 재미있게 지내거라.
금정산 아래에서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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