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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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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성호맘 작성일07-08-16 12:49 조회5,666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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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언제나

아이를 끊임없이 가르치고자 한다.

그도 그럴것이 뱃속에서 부터

키워온 아이에 대한 온정은

사회안에 온전한 삶의 독립체가 되도록

무의식적인 집결이 이루어진다.

나는 가끔

내 아이를 둘러싼 수많은 지식의 정보에

두려움을 느끼곤 한다.

최고의 방편이라 생각한 다양한 가르침이

오히려 아이에게

편협된 세계의 그림자를 보여주는 것은 아닌지..

기계적이고 도식화된 사회화의 규범적 과정의 가르침이

혹시 보이지 않은 유리벽속에

평생을 시계추처럼

떠돌게하지는 않을지..

몸은 일정 사회의 위치에 묶여있어도

영혼은 자유롭게 세계 위를 나를수 있게 하고픈게

부모의 욕망이자 소망일텐데..

내가 삶에서 아이에게 쥐어주는 양식들은

언제나 도식적인 사회안의 규범이기에

퍼뜩퍼뜩 놀라곤 한다.

그래서

학원수업보다 캠프에 집착했는지도 모른다..

엄마 아빠의 무능력한 지도력을

누군가에 의탁하고픈 소망의 일환이었으리라...

어제

졸업식에서

나는 눈물이 나올 뻔 했다...

아이의 감사삼배 안에 던져놓은 숙제는

너무 무궁무진 했기에..

나는 언제나..아이를 가르치려고 했고..

그 이유로 밖으로 내몰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일주일의 삶이

내 아이의 전환점임은 분명할텐데..

잠깐 몸에 익숙해진 습이

품안에 돌아와

또 다시 무질서한 삶으로

또 다시 동일한 양식으로 변모해 버릴 것이다.

내 앞에 무릎을 조아리고 절을 하는 아이의 모습...

나를 바라보는

차분하게 가라앉은 그윽하고 맑은 눈빛...

어쩌면

성호가 유년의 허물을 벗기 전까지

우주의 절대적 신은

부모일지도 모른다..

삶의 가장 큰 모체는 부모일 것이다..

항상 밖에서 어떤 것을 채우기를 갈망했고

내보내기를 반복하는

그 순간 순간에도

몸 안에 부지불식간 스며든

가르침의 덩어리는 부모였을지 모른다..

내 아이는

나도 모른 사이

나를

그리고

아빠를

닮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나 외적인 도움으로

아이의 삶을 수혈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오히려

지금 아이에게 배우기를 강요하고

또 끊임없이 공부하기를

재촉할 일이 아니라...

내가 배우고 공부해야 할 듯 하다..

내 삶의 세계가

내가 소유한 세계가 확장되지 않으면

아이의 삶의 그릇도

그만큼일지 모른다...

궁극적으로 돌아온 자리는 다시 우리 품안이기에..

우리가 전환되지 않고,

확장되지 않고..

어찌

늘..내 아이의 작은 우주를

다그칠수 있단 말인가...

어제 성호가

우리 부부에게 던져놓은 삼배의 숙제는

아주 오랫동안

등짐처럼 메고 풀어가야 할 일이다.

댓글목록

템플팀장님의 댓글

템플팀장

아이들은 어른들이 주는 것보다 스스로 더 많은 것을 배웁니다. 덕분에 일주일이 즐거웠습니다. 성호가 부모님의 사랑으로 큰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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