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다섯번째이야기 (2003.7.31 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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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금강 작성일06-02-04 08:10 조회3,872회 댓글0건본문
5번째 바다이야기

아이들의 예불소리가 새벽을 깨웁니다.
이른 아침부터 구름이 가득이어서 아이들은 茶를 마시면서도 이래저래 걱정입니다.
우리반 민호는 제법 의젓한 팽주입니다. 처음엔 자기들만 알더니 이젠 선생님 좌복도 챙겨서 옆에 두고요.. 사실 제가 옆에서 자꾸 이야기 했지만^^;; 그렇게 하나둘씩 늘어가는거죠^^
점심이 되서야. 아이들 걱정이 담긴 구름은 바람이 저만치 데리고 갔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공양후에 수영복도 챙기고 바쁘게 줄을 섰습니다. 첫날.. 둘째날은 아직 익숙치 않아서 조심스럽지만 지금은 익숙함에서 오는 사고가 더 많이 생깁니다. 그래서 스님들과 선생님들은 바닷가 가는것이 그리 달갑진 않았거든요. 워낙 많은 인원이 가야하고 여름 휴가 시즌이라서 혹여 아이를 잃어버릴 수도..다칠 수 도.. 있으니깐요.
그래도 바다에 왔다는게 여름을 이야기 하나봅니다.
파란 바다 소리가 아이들을 부터 부르고 피서온 사람들의 맛있는 음식에 은선이는 만두가 먹고 싶다합니다. 신포 우리만두가 제일 맛있다는 은선이는 오늘 빤쓰 안가져왔다고 걱정이었지요. 고운 모래가 발을 간지럽히면 아이들은 바다로 뛰어듭니다. 지도 어딘가에 나와있을 땅끝 바다에 모두가 서있는 여름입니다.
보연이는 모래성부터 만들기 시작합니다. 조개를 줍는 은선이도 있구요. 한참동안 만화영화 이야기 하면서 모래 파도를 따라 걸었던 혜진이.. 의젓한 입승 유림이 하고 슬아는 오늘 인어공주였답니다. 허리 아래로 모래를 쌓아서 인어공주 했거든요. 유림이를 맡아서 모래를 올리는 혜진이하고 은선이는 .. 유림이보고 숨을 조금씩 쉬라고 닥달입니다. 조금 더 쌓으려고 모래를 올리려면 유림이가 쉬는 숨에 금새 갈라져서 떨어졌거든요. 어쨌든 멋진 인어 공주들이었습니다.
보연이하고 여럿이 만든 모래성은 사진에도 있지만 아마도 쉽게 잊혀지진 않을거예요. 단지 사진때문이 아니라 .. 마음을 담은 여름의 한쪽 배경이었거든요. 마음을 다한 기억에 어렴풋이 바다내음이 날겁니다. 그 소중한 한 켠을 보연이와 우리 모두가 잊지 않았으면..잃어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간식으로 감자 그리고 수박이 나왔구요. 그렇게 뛰어다니는 아이들이라 그런지 간식은 금새 바닥을 보입니다. 아마 집에선 그렇게 먹지 않았을 아이들이겠죠. 바다여서 .. 파란 바람이 아이들을 부른 여름이어서.. 그렇게도 맛있었나봅니다.
오자마자 소임을하고..빨래하고..아이들은 저녁을 먹으러 갑니다. 아이들 빨래 보고 너무 지쳐서 저녁을 먹는대신 조금 쉬기로 했답니다. 저녁까지 먹어서 배가 부르면 더 힘들것 같다는 제 생각이었거든요. 음.. 규헌이 입에 까만 자국이 있는거 보니깐..오늘 메뉴는 짜장이었나 봅니다. 어린것같기도 하면서 아닌것같기도 하고.. 곧 중학생이 되는 규헌이라서 그런지 제가 좀처럼 알 수 없지요. 중학생은 어려운 학년입니다. 초등학생의 연장선이 아니라 굉장히 불안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이죠. 시선을 맞추기가 어렵고 공유되는 부분이 형성되는 때 이니깐요. 이번에 중학생들은 단소를 배웁니다. 요가도 배우구요..단소랑 요가랑 너~무 하고 싶었지만..중학교 선생님을 할 용기는 없었습니다. 지금도 그렇구요. 지난 겨울 중학생 선생님했을때..정말.. 어려웠거든요.
저녁예불후에 우린 노을을 보러 만하당에 올랐습니다.
빨간 노을이 구름 사이로 보이면 아이들은 와..하는 소리를 만들어냅니다.
모두가 앉아서 노을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있기 전까진 그저 빨간 저녁 노을이었지만 오늘은 아이들 마음을 담아낸 우리 모두 노을이 된 셈입니다.
곧 참회와 다짐의 시간입니다. 글방에서 뛴 아이들도 있을테고 작은 다툼으로 친구에게 나쁜말을 한 아이도 있을거구.. 그리고 시간 약속을 지키지 못한 아이도 있을거구요. 참회란 다음엔 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들어있는겁니다. 지금보다 나아진 내일이겠죠. 하지만 그런 내일이라고 오늘을 소홀히 하진 않습니다. 모두에겐 무엇보다 지금이 소중하고 중요하니깐요. 어제가 있어야 오늘이 있는것처럼..오늘을 소중히 대한 아이들에겐 분명히 내일도 즐거운 날일겁니다.
나방이 자기를 좋아할까봐 겁내하는 은선이가 화장실을 갑니다. 나방은 은선이에게 관심 없어서 괜찮을거라고 제가 늘 말하지만 그 꼬맹이는 제 오른 팔을 꼭..잡고 화장실까지 갑니다. 하모니카 소년 훈민이도 목소리가 쉬어버린 우리 신중이도 오늘은 일찍 잘 것 같습니다. 바다에서 그렇게 뛰어다녔으니 말입니다.
오늘은 바다에 간 하루 였습니다. 파도 소리를 담은 여름이 그녀석들 마음에 들어왔는지 궁금하군요. 오늘은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내일은 달마산 산행가는 날이네요. 분명히 꾀병 부리면서 안간다고 하는 아이들이 있겠죠. 하지만 모~두 갑니다.^^ 금샘도 보고 하늘과 가까운 곳에서 내려다 보는 바다도 보구요. 하나 둘씩 한문학당 일상이 몇가지 남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떠나면 법당에서 들리는 반야심경조차도 보고싶은 아이들 모습을 부를겁니다..
아이들의 예불소리가 새벽을 깨웁니다.
이른 아침부터 구름이 가득이어서 아이들은 茶를 마시면서도 이래저래 걱정입니다.
우리반 민호는 제법 의젓한 팽주입니다. 처음엔 자기들만 알더니 이젠 선생님 좌복도 챙겨서 옆에 두고요.. 사실 제가 옆에서 자꾸 이야기 했지만^^;; 그렇게 하나둘씩 늘어가는거죠^^
점심이 되서야. 아이들 걱정이 담긴 구름은 바람이 저만치 데리고 갔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공양후에 수영복도 챙기고 바쁘게 줄을 섰습니다. 첫날.. 둘째날은 아직 익숙치 않아서 조심스럽지만 지금은 익숙함에서 오는 사고가 더 많이 생깁니다. 그래서 스님들과 선생님들은 바닷가 가는것이 그리 달갑진 않았거든요. 워낙 많은 인원이 가야하고 여름 휴가 시즌이라서 혹여 아이를 잃어버릴 수도..다칠 수 도.. 있으니깐요.
그래도 바다에 왔다는게 여름을 이야기 하나봅니다.
파란 바다 소리가 아이들을 부터 부르고 피서온 사람들의 맛있는 음식에 은선이는 만두가 먹고 싶다합니다. 신포 우리만두가 제일 맛있다는 은선이는 오늘 빤쓰 안가져왔다고 걱정이었지요. 고운 모래가 발을 간지럽히면 아이들은 바다로 뛰어듭니다. 지도 어딘가에 나와있을 땅끝 바다에 모두가 서있는 여름입니다.
보연이는 모래성부터 만들기 시작합니다. 조개를 줍는 은선이도 있구요. 한참동안 만화영화 이야기 하면서 모래 파도를 따라 걸었던 혜진이.. 의젓한 입승 유림이 하고 슬아는 오늘 인어공주였답니다. 허리 아래로 모래를 쌓아서 인어공주 했거든요. 유림이를 맡아서 모래를 올리는 혜진이하고 은선이는 .. 유림이보고 숨을 조금씩 쉬라고 닥달입니다. 조금 더 쌓으려고 모래를 올리려면 유림이가 쉬는 숨에 금새 갈라져서 떨어졌거든요. 어쨌든 멋진 인어 공주들이었습니다.
보연이하고 여럿이 만든 모래성은 사진에도 있지만 아마도 쉽게 잊혀지진 않을거예요. 단지 사진때문이 아니라 .. 마음을 담은 여름의 한쪽 배경이었거든요. 마음을 다한 기억에 어렴풋이 바다내음이 날겁니다. 그 소중한 한 켠을 보연이와 우리 모두가 잊지 않았으면..잃어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간식으로 감자 그리고 수박이 나왔구요. 그렇게 뛰어다니는 아이들이라 그런지 간식은 금새 바닥을 보입니다. 아마 집에선 그렇게 먹지 않았을 아이들이겠죠. 바다여서 .. 파란 바람이 아이들을 부른 여름이어서.. 그렇게도 맛있었나봅니다.
오자마자 소임을하고..빨래하고..아이들은 저녁을 먹으러 갑니다. 아이들 빨래 보고 너무 지쳐서 저녁을 먹는대신 조금 쉬기로 했답니다. 저녁까지 먹어서 배가 부르면 더 힘들것 같다는 제 생각이었거든요. 음.. 규헌이 입에 까만 자국이 있는거 보니깐..오늘 메뉴는 짜장이었나 봅니다. 어린것같기도 하면서 아닌것같기도 하고.. 곧 중학생이 되는 규헌이라서 그런지 제가 좀처럼 알 수 없지요. 중학생은 어려운 학년입니다. 초등학생의 연장선이 아니라 굉장히 불안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이죠. 시선을 맞추기가 어렵고 공유되는 부분이 형성되는 때 이니깐요. 이번에 중학생들은 단소를 배웁니다. 요가도 배우구요..단소랑 요가랑 너~무 하고 싶었지만..중학교 선생님을 할 용기는 없었습니다. 지금도 그렇구요. 지난 겨울 중학생 선생님했을때..정말.. 어려웠거든요.
저녁예불후에 우린 노을을 보러 만하당에 올랐습니다.
빨간 노을이 구름 사이로 보이면 아이들은 와..하는 소리를 만들어냅니다.
모두가 앉아서 노을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있기 전까진 그저 빨간 저녁 노을이었지만 오늘은 아이들 마음을 담아낸 우리 모두 노을이 된 셈입니다.
곧 참회와 다짐의 시간입니다. 글방에서 뛴 아이들도 있을테고 작은 다툼으로 친구에게 나쁜말을 한 아이도 있을거구.. 그리고 시간 약속을 지키지 못한 아이도 있을거구요. 참회란 다음엔 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들어있는겁니다. 지금보다 나아진 내일이겠죠. 하지만 그런 내일이라고 오늘을 소홀히 하진 않습니다. 모두에겐 무엇보다 지금이 소중하고 중요하니깐요. 어제가 있어야 오늘이 있는것처럼..오늘을 소중히 대한 아이들에겐 분명히 내일도 즐거운 날일겁니다.
나방이 자기를 좋아할까봐 겁내하는 은선이가 화장실을 갑니다. 나방은 은선이에게 관심 없어서 괜찮을거라고 제가 늘 말하지만 그 꼬맹이는 제 오른 팔을 꼭..잡고 화장실까지 갑니다. 하모니카 소년 훈민이도 목소리가 쉬어버린 우리 신중이도 오늘은 일찍 잘 것 같습니다. 바다에서 그렇게 뛰어다녔으니 말입니다.
오늘은 바다에 간 하루 였습니다. 파도 소리를 담은 여름이 그녀석들 마음에 들어왔는지 궁금하군요. 오늘은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내일은 달마산 산행가는 날이네요. 분명히 꾀병 부리면서 안간다고 하는 아이들이 있겠죠. 하지만 모~두 갑니다.^^ 금샘도 보고 하늘과 가까운 곳에서 내려다 보는 바다도 보구요. 하나 둘씩 한문학당 일상이 몇가지 남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떠나면 법당에서 들리는 반야심경조차도 보고싶은 아이들 모습을 부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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