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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겨울 한문학당 아이들이 생각나서... (2002.1.12 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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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금강 작성일06-02-04 07:31 조회3,3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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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7.gif오늘은 미황사가 참 조용합니다.
간간히 등산객들의 소음(?)을 제외하면요....
이 한적한 시간에 이런저런 생각들이 떠오르는데
올 겨울 한문학당 아이들이 생각나서 몇자 적어봅니다.

이번 겨울도 어김없이 한문학당에 참여한 아이들의 밝은 웃음으로
미황사 경내가 시끌벅적 했습니다.
언제나 미황사 경내에 울리던 목수님들의 전기대패소리도 끊어지고
뚝딱뚝딱 망치소리도 사라진 미황사에 아이들의 활기찬 움직임과 목소리가 가득했습니다.

이번 한문학당은 이전에 한문학당을 거쳐간 아이들이 다시 미황사를 찾아
공부하고 수행하는 재심자반이었습니다.
미황사 생활이 익숙한 아이들이라 처음부터 마치 자기집, 자기 동네인양
정신없이 뛰어 놀더군요.
이미 한문학당이 6차례를 치룬 뒤라 저 아이는 몇기 누구, 저아이는......
지나간 기억들을 더듬어가며 한명, 한명 챙겨보았습니다.

미황사 한문학당이 가장 자랑스러울때가 바로 이 때입니다.
재심자반에 온 아이들의 변화를 실감할 때
"이것이야!"
스님들께서 누누이 말씀하신 것이 바로 이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그래서 재심자반이 열릴 때 더욱 힘이 납니다.

이번에도 몇몇 아이들의 엄청난 변화에 한밤중 평가회의가 즐거웠습니다.
모두들 한결 의젓해졌고
더욱 밝은 모습이라 아이들에게서 에너지를 충전받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광주에 사는 순용이, 태준이, 수원에 사는 병문이.........
지난 겨울에 2기로 참여했던 순용이의 변화는 그야말로 대단했습니다.
옆에 있는 장백이를 챙기는 것에서
자기 소임인 응진전 계단 청소, 공양 소임, 공부시간...
스스로 다짐을 단단히 한 듯 모든 일정에 솔선수범이었습니다.
공양 소임이 아니어도 시간이 나면 후원으로 가서 공양물을 날라오고
책상을 옮길 때도, 취침시간에도, 참회와 다짐의 시간에도 덩치에 어울리게
의젓한 6학년의 모습이었습니다.
한문학당의 교육목표가 조화로운 삶, 협동하는 삶, 스스로 절제하는 삶을 배우는 것인데
잘 배운 것 같아 흐뭇하였습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구구절절 하고싶지만 끝이 없을 것 같고...

아뭏던 아이들이 미황사를 자기집처럼 생각하고
법당에서 예불하기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은 참 고마운 일입니다.
한문학당을 통해 실현해보고자 했던 것이 조금씩 조끔씩 되어나가는 것 같아 뿌듯하기도하고,
기쁘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고맙기도하고......

하지만 참 아쉽고 안타까운 것은
우리 아이들이 아직은 남을 배려하고 협동하며, 조화롭게 생활하는데는 부족한 것이 많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대부분
똑똑하고 자기에게 주어진 일 잘하고 공부시간 교수사선생님 말 잘듣고......
어찌보면 특별히 나무랄 것이 없지만 남을 배려하고 베풀 줄 모르는 것은 큰 문제라 생각됩니다. 자기 생활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상살이는 혼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 도와가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합니다.

얼마전 실상사 작은 학교 선생님의 글이 생각납니다.

" 우리아이들도 경쟁력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경쟁력이 약자의 삶을 딛고 설 줄 알고, 강자의 틈바구니를 헤집고 자기의 목적을 이뤄갈 줄 알아 남보다 앞서 더 많은 경제적 부와 정치적 권력과 명예를 얻기 위한 능력이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갖춘 경쟁력은
서로를 불신하고 파괴하고 지배하는 것을 통해 이뤄지는 한 개인의 잘난 삶의 영위가 아니라,
생명의 존엄성을 깨닫고 더불어 사는 삶 가운데 개인의 인간적 삶의 조건도 풍요롭게 만드는데
사용되는 그런 능력이었으면 합니다. 화합할 줄 알고 나눌 줄 알고 함께 아파할 줄 알며 정의롭지 못한 일을 거부할 줄도 아는 그런 능력들로 우리 아이들의 경쟁력이 갖춰지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아이들이 똑똑하고 성숙한 아이로 자라기를 원합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것인 줄을 체득하고 그것에 맞는 지혜와 필요한 지식을
갖추어가는 아이로서 말입니다."

이번 여름 5기 한문학당에서는
남을 배려하고 베풀줄 아는 삶을 배울 수 있도록 여러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괜한 걱정일까요?

이번에도 미황사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한문학당이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한문학당 전 기간에 교수사 소임을 맡아주신 장근헌 선생님,
지도교사로 와주신 김동현선생님, 이병두 선생님,
고3 마지막 시간을 미황사 한문학당을 위해 써 준 윤혜성님,
자원봉사자로 참가해 준 예슬, 다영, 보름, 정아, 하늘......
한문학당 소임중 가장 힘든 후원 자원봉사를 맡아 주신 오숙정 선생님
언제나 그러하지만 금강스님, 법인스님의 한문학당에 대한 애정과 열정에 또 한번 감동하고...

또 한문학당 생활을 잘 해준 우리 아이들에게도 정말 고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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