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2003 여름2차 세번째이야기 (2003.8.11 임경숙) > 한문학당자료실

본문 바로가기
자료실

글 - 2003 여름2차 세번째이야기 (2003.8.11 임경숙)


페이지 정보

작성자 금강 작성일06-02-04 08:23 조회4,533회 댓글0건

본문

이름: 임경숙
point9.gif2003/8/11(월)
basistitle3.gif한문학당친구들 이야기(다섯번째날)
드디어 아이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바닷가 가는날.
우리반 여주는 매일 "바닷가가요?"를 빼먹지않고 물어보았다.

하지만 새벽부터 퍼붓는 폭우에 바닷가일정이 취소되겠구나했었는데
다도시간 중반부터 비가 그치더니 점심발우공양시간에는 해가 나며 덥기까지했다.

이럴수가.....
부처님의 보살핌이, 스님의 바램이, 아이들의 작은소원이 모두 통하지 않았나.

한문학당 시작날에도 아침부터 굵은 빗방울에 부모님들의 걱정이 컸었는데
입학식전에 활짝 개어 안심하며 돌아가신 부모님의 모습이 생각난다.
'감사합니다. 부처님.'

바닷가행버스에 타려 주차장으로 향하는 아이들의 가벼운 발걸음에 맞혀 신나게 걷고
있는데 지현스님께서 나에게 "학생보다 더 신났네."하더이다.
솔직히 올해 바닷가 구경 한번 해보지 못한 나로서는 '오메에~, 좋아라!'

땅끝마을 전망대를 거쳐 송호해수욕장에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이 준비운동하고
바다로 달려나가는데
"와아~"하는 소리에 고개 돌려보니 우리 멋진 금강스님께서 줄무늬 수영복을 입으시고
아이들과 함께 바다로 달려나가시는데 다리가 무척 하얗더라.

모래성 쌓기, 게잡기, 물놀이에 푹빠진 아이들을 오늘만큼 모이게 할 수 있는 건 간식시간을
외치는 지도교사의 목소리뿐인것 같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찐감자와 수박이
남을 줄 알았는데 감자가 금새 동이 나고, 수박의 벌건 살을 그대로 남기며 먹었던 아이들이
흰살이 드러나게 수박을 해치우는 모습에 기특함과 즐거움이 넘친다.

나에게 한문학당 자원봉사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버릇이 하나 생겼다.
잠 자기전 아이들의 행동과 말이 떠오르면서 낄낄대며 웃기.

수빈이는 무척 개구장이지만 정말 착하고 순하다.
소임시간 마당비를 들고 일주문을 쓸다가도 방문객이 들어오면 두손모아 합장 반배하며
반가히 인사한다.
방문객들도 합장반배로 답하고 미소를 담고 일주문을 통과한다.

경상도에서 온 준선이는 호남 사투리를 제법 잘 한다.
말이 없던 상대도 이젠 제법 친구들과 이야기도 잘 하고,
밀렸던 일기는 쉬는시간에 열심히 써서 이젠 밀리지않게 되었다.
키가 큰 편인 시영이는 남자지만 몸이 유연해서 요가도 잘하고 많이 의젓해졌다.
언니와 함께 온 지윤이는 쉬는시간을 이용해서 공기놀이를 배우기로 했다.
아직은 한번도 공기돌을 받아내지 못했지만 노력끝에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
6학년인 재현이와 동찬이는 항상 같이 다닌다. 그 우정이 학문학당을 통해서 더 빛나길....
동생대신 온 재용이는 열심히 탁본을 2장씩이나 했다. 동생을 줄거라면서.
부모님과 형제를 생각하는 맘이 이뻐서 오늘 나는 재용의 머리를 쓰담아주었다.

이젠 아이들의 취침시간이다.
아마도 오늘만큼은 세상모르고 자겠지.
"좋은 꿈꾸고 잘 자. 모두 다 귀여운 아이들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주소 : 전남 해남군 송지면 미황사길 164 (59061)   
전화번호 : 061)533-3521    팩스 : 061) 535-2706   
이메일 : mhs20210@daum.net   
사업자등록번호 : 415-82-06667   
통신판매번호 : 2013-전남해남-00001

© 2020 대한불교조계종 미황사 ALL RIGHT RESERVED